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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 (김동인, 1925)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감자 김동인 1. PDF 2. E-pub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 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13.
  • 가지말게 (백신애, 1937)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가지말게 백신애 1. PDF 2. E-pub 다 찌그러져가는 우막집! 이 까짓 것을 누가 단 일 원이라도 내고 사 줄 사람이 있으랴! 오십 호나 살던 동리에 지금은 거의 절반이나 만주로 떠나간 후이니 빈집이 많은 이 동리에서 누구가 그 중에도 제일 험한 이 집을 구태여 사려 할 리가 있겠나! 마음으로야 그까짓 집이 아니더라도 몇 원씩 보태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었겠지만 그 날 그 날 입에 넣을 게 없는 그들에게는 그야 참 마음뿐이라는 것으로 단 일 원도 내 놓을게 없으니 어찌하랴! 할 수 없이 순삼이는 정들고 아까운 그 집을 버리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 저녁은 우리 집에서 먹고 내일 아침은 순동이 집에서 하겠다니까 아예 짐은 다 - 뭉쳐 버리자.” 라고 갑동이는 순삼이를 재촉하여 물바가지 한 ..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13.
  • 가을과 산양 (이효석, 1938)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가을과 산양 이효석 1. PDF 2. E-pub 화단 위 해바라기 송이가 칙칙하게 시들었을 젠 벌써 가을이 완연한듯하다 해바라기를 비웃는 . 듯 국화가 한창이다. 양지쪽으로 날아드는 나비 그림자가 외롭고 풀숲에서 나는 벌레소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물 쏟아지듯 요란하다.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그 어느 때를 가릴까. 사람의 오장육부를 가리가리 찢으려는 심산인 듯하다. 애라에게는 가을같이 두려운시절이 없고 벌레소리같이 무서운 것이 없다. 지난 칠년 동안 -준보를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어느 가을인들 애라에게 쓸쓸하지 않은 가을이 있었을까. 밤 자리에 이불을 쓰고 누우면 눈물이 되로 흘러 베개를 적신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물을 때 "외롭고 적적하고 얄궂은 것" 칠년 동안에 얻은 결론이 이것이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가로의 요술사 (이효석, 1926)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가로의 요술사 이효석 1. PDF 2. E-pub “자 똑똑히 들어보세요, 똑똑히.” 다 낡아서 구리쇠빛으로 변한 양복바지를 푸른빛 나는 오버로 감추고 머리에는 합 같은 검은 토이기 모자를 쓴 호리호리한 사나이는 부르짖었다. 십자가 한편에는 어느덧 군중의 파도를 일으켜 그를 복판에 두고 쭉 돌려서 사람의 담을 쌌다. 그의 윗입술은 쉴새없이 경련적으로 실룩실룩 하면서 마치 참새 무리 속에서 세례나 받은 듯이 놀랄 만큼 힘 좋은 구변으로 지껄인다. 적에게 포위되어 나갈 구멍을 찾지 못하는 짐승같이 좁은 권내(圈內)를 빙빙 돌아다니면서, “똑똑히 보세요, 똑똑히 ─” 그러자 시선을 앞으로 바싹 다가선 어린아이에게, “얘 이 녀석은 좀 나서라. 어린 녀석이 바싹바싹 식전부터 어린애가 날뛰면 아무것도 안되는 법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가두 (김동인, 1938)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가두 김동인 1. PDF 2. E-pub 5년 전 이맘때였다. 김장을 겨우 끝낸 뒤쯤이니까……. 우리 집에는 우리 가족이 사용하는 큰방과 건넌방 밖에, 비워둔 뜰아랫방이 하나 있다. 도대체 사글세를 주면 귀찮고 시끄럽고 집 더러워지는 위에 만약 불행히 술 먹는 사람이라도 들게 되면 그야말로 집안이 꼴이 되지 않을뿐더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되겠는지라, 우리는 빈방이 있을지라도 사글세를 놓지를 않았다. 한 달에 단 몇 원과 바꿀 수 없는 무형적 손해가 많기 때문에······. 그랬는데 그해따라 웬 까닭인지 아내도 사글세를 놓아볼 생각이 났었고, 나도 또한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승낙을 한 것이었다. 집주릅은 연방 사글세 후보자를 데려왔다. 그러나 그 후보자들이 방을 이렇다 저렇다 평하기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X씨 (김동인, 1925)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X씨 김동인 1. PDF : 2. E-pub : ○○은행 사무원 ○씨는 남에게 자기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길 좀 비켜주.” “이게 노형의 길이오” ○씨는 첫마디로 성을 냅니다. 그러므로 그의 친구들도 ○씨를 대단히 무서워하여 할 수 있는 대로 멀리하려 하였습니다. 이 남한테 지기 싫어하고 교만한 ○씨가 이즈음 한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외다. ○씨가 매일○○은행으로 다닐 때에 그의 맞은편에서 오는(매일 만나게 되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보기 싫어서외다. 그 ‘어떤 사람’은 코를 잔뜩 하늘로 쳐들고 ‘이 세상에 나밖에 사람이 어디 있어’ 하는 듯이 뚜거덕 뚜거덕 걸어옵니다. ○씨는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늘 목이 저절로 어깨로 수그러들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자..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가난한 아내 (최서해, 1927)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가난한 아내 최서해 1. PDF 2. E-pub 이렇게 우선이가 늦어가는 봄부터 이른 여름까지 있는 때에 그만 남이라는 생각은 피차에 없어지고 한집 식구같이 생각했다. 한쪽으로 이러하는 때에 한쪽으로 오빠의 병은 점점 무거워져서 언제 두 사람 사이에 친구 이상의 무슨 정을 속삭여 볼 만한 여유가 없었다. 눈과 눈이 마주쳐서 우선의 흐리어 가는 눈을 볼 때 정숙의 눈도 흐리어지지 않은 바는 아니건만, 혹 무슨 장난 끝에 우선의 억세인 손이 겨우 스물에 한 살을 더한 시골 처녀인 정숙의 손목을 잡을 때 정숙의 가슴은 울렁거리지 않는 바는 아니건만 그 이상에 더 올라가기에는 오빠의 병과 어머니의 감시가 허락지 않았다. 우선의 이때 회상담 가운데는 --- ‘엑 그때 내 가슴은 퍽도 울렁거리더니,’ 하는 구절이 ..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13.
  • 5원 75전 (최서해, 1927)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5원 75전 최서해 1. PDF 2. E-pub 장안에 궂은비 내리고 삼각산에 첫눈이 쌓이던 날이었다. 나는 왼종일 엎드려서 신문, 잡지, 원고지와 씨름을 하였다. 마음은 묵직하고 머리가 띵한 것이 무엇을 읽어도 눈에 들지 않고 붓을 잡아도 역시 무엇이 써질 듯하면서 써지지 않았다. 나중에는 화가 더럭더럭 나서 보던 잡지로 낯을 가리고 누워 버렸다. 눈을 감았으나 졸음이 올 리가 없다. 끝도 없고 머리도 없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서는 터져 버리고 떠올라서는 터져 버렸다. 생각의 실마리가 흐트러지고 그것이 현실과 항상 뒤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면 가슴이 갑갑하고 누웠던 자리까지 배기는 듯이 편안치 않았다. 그만 벌떡 일어났다. 일어났으나 또한 별수 없었다. 바깥 날이 흐리니 방안은 어두컴컴하여 침울한 기..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10월에 피는 능금꽃 (이효석, 1933)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10월에 피는 능금꽃 이효석 1. PDF 2. E-pub 민출한 자작나무(白樺) 밑에서 아귀아귀 종이 먹는 하아얀 산양(山羊) - 일년 동안이나 나와 벗한 너는 나의 이 무위의 일년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가. 종이를 이야기를 좋아하는 양 한 권의 책도 많다 하지 않고 두 권의 책도 사양하지 않는구나. 이 이야기에 배부르면 풀 위에 누워 가지가지의 꿈을 되풀이하는 애잔한 자태. 너에게 이야기를 먹이고 꿈을 주기에 나의 무위의 일년이 마저마저 지내려 한다. 옛성 모롱이 저편에 아리숭하게 내다보이는 한 줄기의 바다 마을의 시절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진하던 바다의 빛이 엷어지기 시작하더니 마을의 가을은 어느덧 깊어졌다. 관모봉은 어느결엔지 눈을 하얗게 썼고 헐벗은 마을은 앙크런 해골을 드러내 놓았다. 헌칠한 벌..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3.
  • 기우 (이효석, 1929)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기우 이효석 1. PDF 2. 전자책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 2. 3. 계순이와 나와는 그의 평생에 세번의 기이한 해후를 가졌었으니 불과 칠년을 두고 일어난 이 세번의 기우(奇遇), 그때마다 그의 생활은 어떻게 변천하였으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었던가. 이 세번의 기우는 다만 파란 많은 그의 생애의 세 단면을 보여줌에 지나지 아니하나 이것으로써 능히 그의 기구한 일생도 엿볼 수 있다. 세번의 기우가 일어났으리만큼 그와 나와의 사이에 그 어떤 기연의 실마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로서는 그의 박명한 생애를 한없이 슬퍼하고 그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에는 크나큰 울분과 무서운 결심이 항상 새로와진다. 다음에 나는 이 세번의 기우를 순서대로 기록하려 한다. 아무 연락 없는 무미한 세 조각의 단..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1.
  • 수난 (이효석, 1934)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수난 이효석 1. PDF 2. E-pub A는 같은 편집실의 젊은 동료이었다. 평소의 친절을 두터운 우정의 표현이라고만 생각하였던 것이 우정의 한계를 넘어 돌연히 사랑의 고백이 되었을 때 유라는 현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그의 친절이 별안간 치장된 함정같이 생각되어서 유라는 황급히 신변을 경계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태도와 눈치가 진하면 진할수록 쌀쌀하게 몸을 지녔다. 이것이 도리어 그의 부당한 반감을 사게 되어 마침내 절교까지에 이르렀다. A는 얼마 안되어 사를 물러가게 되었으나 그후 유라는 일신에 관한 대중없는 중상과 소문을 자주 들을 때마다 그것이 A의 유언의 소치나 아닌가 하고 우울한 날이 많았다. 일면 팔침을 맞았을 때의 남자의 계염과 천려를 슬퍼하고 민망히도 여겼다. 그러나 일단..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11.
  • 도시와 유령 (이효석, 1928)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도시와 유령 이효석 1. PDF 2. E-pub 어슴푸레한 저녁, 몇 리를 걸어도 사람의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무인지경인 산골짝 비탈길, 여우의 밥이 다 되어 버린 해골덩이가 똘똘 구르는 무덤 옆, 혹은 비가 축축이 뿌리는 버덩의 다 쓰러져 가는 물레방앗간, 또 혹은 몇백 년이나 묵은 듯한 우중충한 늪가! 거기에는 흔히 도깨비나 귀신이 나타난다 한다. 그럴 것이다. 고요하고, 축축하고, 우중충하고. 그리고 그것이 정칙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런 곳에서 그런 것을 본 적은 없다. 따라서 그런 것에 관하여서는 아무 지식도 가지지 못하였다. 하나 나는―자랑이 아니라―더 놀라운 유령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적어도 문명의 도시인 서울이니 놀랍단 말이다. 나는 그래도 문명을 자랑하는 서울에서 유령..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11.
  • 흑치상지 (현진건, 1939)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흑치상지 현진건 1. PDF 2. 전자책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 죽음보담 슬프다 2. 귀부인과 말구종 3. 칼과 돌 4. 총각과 동행 내외 5. 메아리 6. 허리띠의 글발 7. 첫 싸움 8. 깨어진 첫사랑 1 죽음보담 슬프다 육로로 숯재((炭峴[탄현])를 지나 황산벌로 해서 짓쳐 들어온 신라군 오만 명과, 수로로 기벌포(伎伐浦)를 거쳐 사자수(泗.水[사차수])를 거슬러 올라온 13만 당병(唐兵)은 서로 합세하여 물밀듯 소부리(所夫里) 서울을 에워싸고 어렵지 않게 사자성을 무찔렀다. 26세 성왕이 웅진(熊津)에서 도읍을 옮긴 지 123년 동안 금성탕지(金城湯池)를 자랑하던 사자성도 당(唐). 라(羅)연합군 앞에 낙성이 되고 만 것이다. 웅진으로 파천했던 마지막 임금 의자왕(義慈王)도 대세가 글러..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161장 ~ 164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 2. 3. 4. 161 "이왕지사, 일은 틀린 일, 지금 달아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주만은 길게 탄식하였다. "뗳시오.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아가씨만 이 자리에 없으시다면 하인배들이 굳이굳이 찾으려 들지도 않을 것 아닙시오." "내 혼자 달아나서 이 구구한 목숨을 보전하면 무엇 하랴." "아사달 서방님이 저기 계시지 않습시오." "그 어른은 또 큰일을 시작하셨단다. 한번 일을 손에만 대시면 침식도 잊으시고 생사도 모르는 이. 몇 번 길 떠나기를 재촉도 해보았지만 들은 척도 않으시니 어쩌는 수가 있느냐." "어규, 이를 어째, 이를 어째." 털이는 펄쩍 뛰었다. 저편 길 쪽이 떠들썩하는 곳을 바라보매 과연 껌정 벙거지를 둘러쓴 구종들이 벌떼..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141장 ~ 16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41 금지의 말씨는 갈수록 망상스러웠다. 그는 어떻게 분하고 악이 났던지 제 지체와 체모도 돌아보지 않는 듯하였다. 평일에 억지로 지어서나마 빼던 점잖은 가락조차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었다. 한 마디 한 마디마다 독한 칼날이 쟁그렁쟁그렁 소리를 내는 듯하였다. 불국사에서 경신에게 혼뗌을 한 금성은 분풀이를 할 궁리를 생각다가 못한 끝에 앞뒤 사연을 제 아비에게 꼬아바치고 말았다. 제 쪽에서 수십 명이 떼를 지어 지쳐 들어갔다가 경신과 용돌 단 두 사람에게 혼비백산하였거늘 제 아비 앞..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121장 ~ 14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21 아사녀는 그 노파에게 끌려 일어나다가 말고 다시금 물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침 햇발을 받은 물결 위엔 무수한 금별, 은별이 수멸수멸 춤을 추는데, 동쪽 언덕에 우뚝우뚝 서 있는 수양버들 몇 주가 그 축축 늘어진 머리카락을 퍼더버리고 제 본형체보다 어마어마하게 길게 가로누웠고, 건넛마을 초가지붕 몇 채가 거꾸로 떠보이었다. 아무리 눈을 닦고 또 닦아 보아도 탑 비스름한 그림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무엇을 이렇게 골똘히 들여다보시오, 킁킁. 그 못 속에, 원, 무엇이 있단 말이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101장 ~ 12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01 여럿은 먹는 데 넋을 잃고 고두쇠를 보낸 것도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참 고두쇠를 보내 놓았지. 그러면 오늘 밤이라도 톡톡한 일거리가 생길지도 모르네그려." 곰보가 코벌룸이의 말을 받는다. "암, 그야 그렇고말고. 구슬아기가 가는 것을 정녕히 보고만 온다면야 주안상이 다 뭔가. 그래 우리들이 술타령만 하고 있을 사람들인가. 정작 일거리가 생긴 다음에야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을 내어놓을 거란 말이거든. 그러니 자, 우리 술 한잔 더 먹어 두세나. 고두쇠가 금방 들어닥칠 줄 누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81장 ~ 10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81 여불없이 아사달을 데려다가 줄 듯하던 세 번째 봄도 어느덧 지나가 버렸다. 탑 둘을 혼자 맡아 짓는 데도 이태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그 말을 처음 들을 때 아사녀는 어마 싶었었다. 아무리 대공이기로 그렇게 날짜야 걸리랴. 아버지께서 내 마음을 눅여 주시느라고 일부러 멀리 잡아 말씀을 하시는 것이거니 하고 제 깐으로 날수로 잔뜩 일 년, 햇수로 이태만을 잡아들면 아사달은 돌아오리라 믿었었다. 그러던 것이 벌써 햇수로 삼 년에 들어 반 년이 지났으니 날수로 따지어도 이태 반이나 되어 가는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61장 ~ 8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61 아사달은 굵은 빗발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기예 비가 오시는군요. 이렇게 뇌성벽력을 하니 비가 오셔도 많이 오시겠는데." "비가 오시면 어때요. 비쯤 맞으면 어때요. 비걱정을랑 마시고 나를 데려가시겠다고 언약을 해주셔요, 맹서를 해주셔요. 부여든지 어디든지 아사달님 가시는 데 같이 간다고 속시원하게 일러 주셔요." "……" 우루룩우루룩 천둥은 갈수록 잦아 간다. 쉴새없이 번개는 친다. 그 사나운 불채찍은 어둠을 후려갈기고 빗발을 누비질하며 번쩍거린다. 와지끈자끈 벼락은 닥치는 대로 바수어 내는 듯 온 누리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41장 ~ 6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41 "병인의 먹음먹이는 뭐를 가져가던." 주만은 털이를 데리고 자기네의 처소로 돌아오며 물었다. "자세히는 안 봤지만 뭐 별것 있겠습니까." "자세히 좀 보아 둘 걸 그랬지." "얼른 보기에 고사리나물, 두부지짐 나부랭이 같더군요." "그래 국물 같은 것도 없더란 말이냐." "글녓시오. 뚜껑 덮은 것이 주발 하나일 적엔 아마 밥 한 그릇만 동그랗게 놓인 것 같더군요." "병인이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주만은 눈썹을 찡긴다. "바로 엊저녁에 혼절까지 한 어른이 밥 자시기가 어렵겠습지요. 더구나 그 모래알같이 보실보실한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21장 ~ 4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21. 23.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21 불국사에서 돌아온 날 밤을 주만은 뜬눈으로 밝히었다. 눈만 감으면 그 안타까운 석수의 모양이 선연하게 눈시울 속으로 들어선다. 처음 왕께 알현할 제 어색하던 그 모양이 떠올랐다. 어찌할 줄을 모르고 허전허전하던 그 눈매가 무엇이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땅바닥에 거의 닿을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광경도 우스웠다. 주만은 제 옆에 마치 그 석수나 있어서 놀려먹는 것처럼 생글생글 웃어 가며, "이렇게." 하고 베개에 제 이마를 푹 파묻어서 흉을 내보이었다. 탑을 돌 제 그 꿈꾸는 듯한 느린 걸음걸이, 회오리바람같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1장 ~ 20장 무영탑 현진건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1 신라 경덕왕 시절. 사월 초파일이 내일 모레. 서라벌 서울에는 석가 탄일 준비가 한창 바쁘다. 눌지왕 때부터 몰래몰래 이 나라에 스며들어 온 서천 서역국 부처님 도는 법흥왕 말엽 이차돈의 순교로 활짝 길이 열리고, 삼한 통일을 거쳐 성덕, 경덕에 이르자 그 찬란한 연꽃은 필 대로 피었다. 그 당시, 초파일이라면 설, 대보름, 팔월 한가위보담 더 큰 명절이었다. 파일놀이에 첫째가는 연등과 관등. 여느 집에서도 가지각색 등을 만들기에 야단법석이다. 모난 놈에 둥근 놈, 기름한 놈, 암팡진 놈, 장구 모양, 북 모양, 푸드득 나는 양의 봉..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무영탑 (현진건, 1938~1939)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무영탑 현진건 1. PDF (최대 업로드 용량이 초과되어 압축 파일을 올립니다.) 2. E-pub 1장 ~ 20장 21장 ~ 40장 41장 ~ 60장 61장 ~ 80장 81장 ~ 100장 101장 ~ 120장 121장 ~ 140장 141장 ~ 160장 161장 ~ 164장 현진건 무영탑 전문 원문 다운로드 전자책 1. 작품정리 :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bi-pyung/hyeon-jin-geon-mu-yeong-tap.htm 2. 한국현대문학대사전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5684&cid=263&categoryId=1050 3. 국어국문학자료사전: http://terms.naver.com/entry.nh.. 공감수 2 댓글수 0 2013. 12. 9.
  •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 1925) - 원문, 다운로드, 전자책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 1. PDF 2. E-pub C여학교에서 교원 겸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여사라면 딱장대요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군으로 유명하다.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는 죽은깨투성이 얼굴이 처녀다운 맛이란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을 뿐인가, 시들고 거칠고 마르고 누렇게 뜬 품이 곰팡 슬은 굴비를 생각나게 한다. 여러 겹 주름이 잡힌 훨렁 벗겨진 이마라든지, 숱이 적어서 법대로 쪽찌거나 틀어올리지를 못하고 엉성하게 그냥 빗어넘긴 머리꼬리가 뒤통수에 염소 똥만하게 붙은 것이라든지, 벌써 늙어가는 자취를 감출 길이 없었다. 뾰족한 입을 앙다물고 돋보기 너머로 쌀쌀한 눈이 노릴 때엔 기숙생들이 오싹하고 몸서리를 치리만큼 그는 엄격하고 매서웠다. 이 B여사가 질겁을 하다시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9.
  • 까막잡기 (현진건, 1924)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까막잡기 현진건 1. PDF 2. E-pub "자네 음악회 구경 아니 가려나?" 저녁 먹던 맡에 상춘(相春)은 학수(學洙)를 꼬드겼다. 상춘은 사내보다 여자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였다. 분을 따고 넣은 듯한 살결, 핏물이 도는 듯한 붉은 입술, 초승달 모양 같은 가늘고도 진한 눈썹, 은행 꺼풀같은 눈시울――여자라도 여간 어여쁜 미인이 아니리라. 그와 정반대로 학수의 얼굴은 차마 볼수 없이 못생긴 얼굴이었다. 살빛이 검기란 아프리카의 흑인인가 의심할 만하다. 조금 거짓말을 보태면 귀까지 찢어졌다고 할 수 있는 입, 장도리나 무엇으로 퍽퍽 찍어서 내려앉힌 콧대, 광대뼈는 불거지고, 뺨은 후벼 파놓은 듯 그 우툴두툴한 품이 마치 천병만마가 지나간 고전 전쟁터와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 미남과 추남의 표분이라고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9.
  • 할머니의 죽음 (현진건, 1923)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할머니의 죽음 현진건 1. PDF 2. E-pub '조모주 병환 위독' 삼월 그믐날, 나는 이런 전보를 받았다. 이는 ××에 있는 생가(生家)에서 놓은 것이니 물론 생가 할머니의 병환이 위독하단 말이다. 병환이 위독은 하다 해도 기실 모나게 무슨 병이 있는게 아니다. 벌써 여든 둘이나 넘은 그 할머니는 작년 봄부터 시름시름 기운이 쇠진해서 가끔 가물가물하기 때문에 그 동안 자손들로 하여금 한두 번 아니게 바쁜 걸음을 치게 하였다. 그 할머니의 오 년 맏이인 양조모(養祖母)는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아이고……이승에서는 다시 못 보겠다. 동서라도 의로 말하면 친형제나 다름이 없었다…… 육십 년을 하루같이 어디 뜻 한번 거슬러 보았을까……."연해 연방 이런 넋두리를 섞어가며 양조모는 울었다. 운다하여도 눈.. 공감수 2 댓글수 0 2013. 12. 9.
  • 술 권하는 사회(현진건, 1921)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술 권하는 사회 현진건 1. PDF 2. E-pub "아이그, 아야” 홀로 바느질을 하고 있던 아내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가늘고 날카로운 소리로 부르짖었다. 바늘 끝이 왼손 엄지손가락 손톱 밑을 찔렀음이다. 그 손가락은 가늘게 떨고 하얀 손톱 밑으로 앵두빛 같은 피가 비친다. 그것을 볼 사이도 없이 아내는 얼른 바늘을 빼고 다른 손 엄지손가락으로 그 상처를 누르고 있다. 그러면서 하던 일가지를 팔꿈치로 고이고이 밀어 내려놓았다. 이윽고 눌렀던 손을 떼어보았다. 그 언저리는 인제 다시 피가 아니 나려는 것처럼 혈색이 없다 하더니, 그 희던 꺼풀 밑에 다시금 꽃물이 차츰차츰 밀려온다. 보일 듯 말 듯한 그 상처로부터 좁쌀 낟 같은 핏방울이 송송 솟는다. 또 아니 누를 수 없다. 이만하면 그 구멍이 아물었으..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9.
  • 불 (현진건, 1925)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불 현진건 1. PDF 2. E-pub 시집 온 지 한 달 남짓한, 금년에 열 다섯 살밖에 안 된 순이는 잠이 어릿어릿한 가운데도 숨길이 갑갑해짐을 느꼈다. 큰 바위로 내리누르는 듯이 가슴이 답답하다. 바위나 같으면 싸늘한 맛이나 있으련마는, 순이의 비둘기 같은 연약한 가슴에 얹힌 것은 마치 장마지는 여름날과 같이 눅눅하고 축축하고 무더운데다가 천 근의 무게를 더한 것 같다. 그는 복날 개와 같이 헐떡이었다. 그러자 허리와 엉치가 뻐개 내는 듯, 쪼개 내는 듯, 갈기갈기 찢는 것같이, 산산히 바수는 것같이 욱신거리고 쓰라리고 쑤시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쇠막대 같은 것이 오장육부를 한편으로 치우치며 가슴까지 치받쳐올라 콱콱 뻗지를 때엔 순이는 입을 딱딱 벌리며 몸을 위로 추스른다. 이렇듯 아프니 적이.. 공감수 1 댓글수 0 2013. 12. 7.
  • 희생화 (현진건, 1920)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희생화 현진건 1. PDF 2. 전자책 목차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1. 2. 3. 4. 5. 6. 7. 8. 9. 10. 1 어머님은 우리 남매를 다리고 사직골 막바지에서 쓸쓸한 가정을 이루어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먹던 가을에 돌아가셨다 한다. 어머님께서 시시로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께서 목사로 계시던 것이며, 그 열렬한 웅변이 죄많은 사람을 감동시켜 하느님을 믿게 하던 것이며, 자기 몸은 조금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교회 일에 진심 갈력(盡心竭力)하던 것을 이야기하신다. 나보담 사 년 맏이인 누님은 이 말을 들을 적마다 그 맑고 고운 눈에 눈물이어리었다. 철모르는 나는 그 이야기보담 어머님과 누님이 우는 것이 슬퍼서 눈물을 흘리었다. 집안은 넉넉지는 아니하나마 많지 않은 식구라 아버지 생전에..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6.
  • 운수 좋은 날 (현진건, 1924) - 전문, 다운로드, 전자책, 영상소설 운수 좋은날 현진건 1. PDF 2. 전자책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마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 번에 삼십전 , 둘째 번에 오십전 -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김첨지는 십 전짜리 백동화 서 푼, 또는 다섯..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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